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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도 우리를 축복하네
Joonhee Lee
2022.07.28 - 2022.08.20
눈, 코, 입은 가지고 있지만 인간보다는 외계인이나 괴물에 가까워 보이는 형상들을 만든 뒤 회화 화면의 가상적인 시공간 속에 이주시킨다. 이들은 연극무대처럼 연출된 화면 안에서 배역을 부여 받고, 인간 규범과 초월성을 흉내 내며 단편적인 서사를 만드는 방식으로 존재한다.
기존의 관습적 기호와 상징물들을 빌려와 접붙이고 쌓아 올려 만들어낸 이미지 속의 서사들은 현실 공간의 가장자리에서 느끼는 감정들에 대한 알레고리적 우화에 가깝다. 화면 속의 형상들은 저급한 형태의 광배를 만들거나 날개를 달고, 태양, 별, 달과 같은 지상 위의 존재들을 흉내 내며 서로를 연결시키기도 한다. 계속해서 어딘가를 향하고, 바라며, 다른 것을 입으려 드는 모습은 종종 멜랑꼴리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유머의 필터를 거친다. 이들은 회화의 무대 위에서 희극과 비극 사이, 그리고 성스러움과 허접함 사이 어딘가를 기꺼이 즐겁게 표류하며 존재하기를 지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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