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21-1.jpg

​남은 시간

Koo Yubin  solo exhibition

2022.03.10 - 2022.03.27

  어느 날 우연히 핸드폰 속 갤러리를 보다 보면 몇 년 전 가족, 친구들, 그리고 혼자 보냈던 날들의 사진을 볼 수 있다. 그때 당시 누군가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줬거나, 친구와 술을 마시며 허심탄회하게 깊은 고민을 나눴거나 같이 여행을 갔던 등의 기록된 순간들이 저장 되어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당시 오고 갔던 대화, 감정이 공유된 순간들은 어느새 기억 속에 점차 사라지고 단순히 사진 한 장 남게 된다. 그때의 일들은 가물가물해지면서 그때의 감정과 순간들은 증발되어버리고 만다. 시간이 지나고 훗날 사진첩을 정리하다 발견한 사진들을 통해 우리는 그 때 그랬었지 하며 추억을 회상하곤 한다. 그날의 사건, 대화들은 자세하게 글로 남아 있지 않기에 멋대로 다른 날의 경험과 또는 어디서 보고 들은 것과 짜깁기 된 것일지도 모른다. 단지 그 사진에는 그 순간 제일 인상 깊었던 분위기와 감정이 남아있을 뿐이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마들렌이 오감을 건드리며 마르셀을 기억 너머의 시공간으로 이동시켰듯이 본인은 삶에 녹아 있는 감각 체험들을 재조명하는 이미지들에 주목한다. 그 감각은 작품에서 플래쉬 터지는 순간처럼 포착된다. 플래쉬로 인해 표현되는 번쩍임으로 인해 그림 속 형상들을 보면 우리가 잊었던 기억들이 번쩍 떠오르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그 기억들은 정확하지 않다. 순간적인 감정만 있을 뿐. 본인은 그러한 순간적인 모습을 사물의 형태나 윤곽을 모호하게 만들며 일렁이는 장면처럼 표현하고 일상 속 사물에서 비롯되는 추억을 공유함으로써 관객 또한 유사한 감정들을 환기하게 하고자 한다.

  • Instagram

©2021 by Choi Contemporary Art.

bottom of page